잡담/회고록

암걸린_개발자 - <3> 살아갈거면 살아야지.</3>

이전 이야기 3줄 요약

  1. MRI를 찍어보니 조직검사각.
  2. 조직검사 해보니 암임.
  3. 치료 받을 병원을 고름

이번 이야기 3줄 요약

  1. 방사선 치료 시작함
  2. 스터디 만을어서 운영함
  3. 크기가 줄어들음

방사선 치료?

방사선 치료

 

뭔가 듣기만 해도 후들거리고, 엄청 아플꺼 같고, 머리는 다빠질것 같은 이름이다.
체르노빌과 우라늄이 생각나고, 뭔가 암을 죽이기 위해 넘으면 안되는 강을 건너는 느낌이지 않은가?

 

사실 그렇지않다. 방사선과 방사능은 조금 다른 개념이라는걸 알게되었다.
기본적으로 방사가 되는 능력이 방사능이고, 거기서 나오는 선이 방사선이다.
즉, 좀쎈 X-ray를 쏜다고 생각하면된다.

 

1번 치료에 누워서 한 5분?정도 가만히 있으면 방사선 치료기가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는데, 큰 느낌은 없다.
이렇게 2달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원리는 방사선이 다리에 있는 암에 침투해 죽이는 원리라고 한다.

 

이러한 치료를 통해 암의 크기를 줄이고 작게 만든 상황에서 수술을 진행하자는게 서울대병원의 플랜이었다.
저번에 암크기를 말을 안했던것 같아서 말하자면 내 암의 크기는 18cm였다.

 

감이 안오는 사람에게 말하자면 갤럭시 노트 10이 세로가 15cm다.


허벅지에 휴대폰보다 큰 암이 있는 상황이었다

 

불안이란 재앙

지금은 담담히 얘기 하지만 한번 생각해보자.

 

평범한 삶을 살다가 어느순간 암을 발견하고, 희귀암이고, 20대에 수술결과에 따라
나머지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어느순간 하루아침에 생겼다고 해보자.

 

그것은 단어 뜻 그대로의 재앙이었다.

 

암을 발견한 5월, 그리고 치료를 받는 6월
나는 1달동안 아침해를 보지 못하고는 잠에 들수 없었다.

 

나는 어떻게 될것인가와 같은 불가항력에 대하여 생각을 멈출수가 없었기에 작은 핸드폰속 화면으로 도망을쳤다.

 

화면을 끌수 없었다.

 

끄는 순간, 눈이 무언가를 보는것은 멈추는 그 순간부터 제어되지 않는 걱정의 실타래는 손과 발을 떨리게 하기에 충분했고,
안좋은 상상과 예상은 숨을차게 하기에 충분했기에 매일밤 지칠때까지 기다리는것을 반복할수밖에 없었다.

 

집 밖을 나가서 산책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유는 2가지였다.

 

하나는 이제 다리를 수술하면 못걸을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조금이라도 더 걷고싶어서였고,
다른 하나는 제어되지 않는 두려움을 부모님에게 숨기며 담담해 보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1달을 살아가니, 죽을날을 기다리는 사형수 마냥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리는일이


나의 하루일과의 전부였다.

 

그래도 살고 싶다면, 살아야지

 

어느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죽을수도 있다, 나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굳게 믿고있는가?

 

아니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나는 누구보다 평소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인간극장의 주인공이 되어서, '20대의 건강한 삶을 살던 김모씨는 어느날' 멘트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았다.

 

다시 생각 해봤다.

그렇다면,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만일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그렇게 믿는 사람처럼 살고있는가?

 

아니다.

 

나는 마치 이미 인간극장의 주인공이 될 미래를 굳게 믿고 살아가는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미래를 위한 그 어떤 준비도, 공부도 하지 않고, 퇴사를 한 그 시점의 목표는 전부 져버리고 인생을 버리며 살고 있었다.

 

그래서야 되겠는가. 그럴수야 없지 않는가.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개발자로 살아가고, 삶을 다시 살아갈건데
그런 준비 하나없이 살고 있을수야 있겠는가.

 

그럼 생각을 바꿔보자.

 

나는 아픈가?

맞다.


나는 힘든가?

맞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아프고 힘든가?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사는게 나에게 도움이 조금이라도 되는가?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이러고 살 이유가 없다.
살아갈것이면, 살아갈 준비를 하는것이 맞다.

 

이러한 결심을 한뒤로, 방사선 치료를 받으러 갈때 항상 노트북 가방이 내 등에 매져있었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뒤 항상 근처의 카페에서 공부를 했고.
이 과정에서 함께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공부하기위해 ToGather라는 온라인 모각코 스터디를 만들게 되었다.

 

이로서 멈춰있던 시계바늘을 다시 움직이게 할수 있었다.

 

스탠바이

두달간의 방사선 치료가 끝나고 나의 다리의 크기는 눈으로봐도 많은 차이가 있을 정도로 작아진것을 알수있었다.

물론 부작용은 있었다.

 

마치 햇빛에 탄거 마냥 피부가 전체적으로 검은색으로 탔으며, 피부의 겉이 마치 굳은살 처럼 딱딱해져서 감각이 무뎌졌으며
그렇기에 유연성이 많이 부족해졌다.

 

하지만 장애를 얻으며 항암을 하는것보다는 싸게 먹힌것이라 생각했다.

 

'트레이드-오프' 개발에서 항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고려하는 사항이다.
어느것을 취하려하면 어느하나를 포기해야 하는것이다.

 

나에게 이'트레이드-오프'는 수지타산에 잘맞는다 생각했다.
암은 이미 생겼고, 뿅하니 없던 일로 만들수 없다면, 그 상황에서의 최선을 택했다 생각했다.

 

그리고 드디어 수술 날짜가 잡혔다.